꽤 이름이 알려져 있는 IT회사의 3D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던 어느날 저는 뜬금없이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IT관련 분야갸 대체로 그렇듯,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프로그램과 툴들이 쏟아지는 탓에 경력이 쌓여도 불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애초에 제가 미술계열 전공자도 아니었던지라 아트 실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지 않으면 난감해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밑도 끝도 없이 3D영상 및 게임 산업이 우수한 미국에 가서 제대로 공부를 하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미 나이가 40대에 접어든 상황에 혼자 유학을 간다는 게 말이 되나 싶기도 했지만 못할건 또 뭐 있나 싶어 무작정 유학원을 검색했습니다. 그러던 중 유학원 중에도 아트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저처럼 미대 출신이 아닌 사람들은 주변에 관련 정보를 물어볼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미술 분야를 전공하신 분이 상담을 해주신다면 더 도움이 많이 될 것이란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아트계열 중심의 유학원들을 살펴보기 시작했고 마침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던 AAU와 공식 제휴를 맺고 있는 모노유학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다짜고짜 전화를 걸어 상담을 드렸는데 대표님께서 시간을 들여 너무나도 성의있게 설명을 해주시기에 저는 모노유학에 도움을 청하기로 마음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보통의 학생들보다 나이가 많은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대표님의 조언을 들으며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필요한 서류들을 차례차례 준비하여 순조롭게 게임개발 전공으로 입학허가를 받게 되었고 드디어 비자인터뷰의 고비만 남은 상항이 됐습니다. 다행히 저는 학생비자를 받기에 유리한 조건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기에 안심하고 대표님이 집어 주시는 부분들을 연습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너무 방심을 하고 있었는지 대사관에 가기 전날 대표님과 전화통화로 예행 연습을 하다가 꾸중을 들었습니다. 회사에서 통화를 하다보니 소극적으로 답변을 했던 것도 있지만 제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을 했나보다 싶어서 그 때 정말 뜨끔했습니다. 정신이 번쩍들어 마무리를 열심히 하고 드디어 인터뷰 날이 왔습니다.
오전 10시 반 일정이라 늦지 않게 10시쯤 대사관에 도착했습니다. 그날따라 유독 인터뷰 줄이 짧았고 앞사람들이 무슨 질문을 받는지 궁금해 할 겨를도 없이 제 차례가 되었습니다. 목소리가 명량하고 호의적이신 여자 영사님이 걸리길 내심 빌었지만 그런 자비는 없었고, 다소 퉁명스럽게 보이는 남자 영사님과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제 직업이 뭐냐는 첫 질문에 포트폴리오를 넘기며 설명을 드리다가 바로 한 차례 위기가 왔습니다. 게임 배경 아트 쪽을 전공하러 간다고 I-20에 적혀 있는데 포트폴리오가 배경 아트 쪽이 아니지 않냐며 냉정히 물으셨습니다. 그 순간 ‘나는 비자를 받으려는 사람이고 이 사람은 그걸 안주려는 사람이니 설득을 해야한다’는 대표님 말이 떠올라 침착하게 관련 포트폴리오 페이지를 집어 보여드렸습니다. 영사님께서는 납득을 하셨고 다행히 이어지는 질문들은 모두 미리 예행 연습했던 내용들이었습니다.
누가 학비를 지원해 줄 것이냐
재정보증인의 직업은 무엇이냐
가족도 함께 미국에 갈 예정이냐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무사히 마치고 비자승인을 받았습니다. 정말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유학원을 통해 전문적인 상담과 조언을 받고 준비해서 천만다행이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혼자 다짜고짜 도전했다면 비자가 거절되는 상황을 꼭 한 번은 겪었을 거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시작했는데 대표님이 강조하시던 부분들이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뜨끔했던 순간을 계기로 앞으로 방심하지 말고 학교 생활도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결심을 하며 이번 가을학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